햄버거는 애들 식상해해서 버거킹에서 바삭킹에 모짜볼 10개 시켰다. 원래 15,000원인데 지금 요기요에서 4,500원에 먹을 수 있다.
이번 달 25일인 내일까지 많은 프랜차이즈가 요기요에서 반값 이벤트 한다. 함정은 저녁 식사 시간 중엔 요기요에서 장사 안 하는 프랜차이즈 식당들 많다. 반값에 안 팔겠다는 얘기지. 그래서 저번에는 버거킹 주문 실패했는데 지금은 하더라. 재빨리 시켰다. 50% 하는 프랜차이즈다.
버거킹, 홍콩 반점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 부어 치킨.
빕스VIPS도 한다.
슈퍼클럽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15,000원 중 10,500원 할인 받아 4,500원에 주문했다. 50% 이상 할인이다. 15,000원 이상 시키니 배달료도 없는 버거킹이라 더 좋다. 이상입니다.
방금 애들이 치킨 후라이드 시켜달라고 해서 또 시켰다.
14,000원 후라이드 치킨 배달 요금 포함해도 실제 소비자 결제금액은 3,900원이다. 최근 쿠팡부터 시작해서 이런 자가 출혈! 솔직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너무 좋다. 감사합니다!
함정. 난 다이어트 중이라 먹지 못한다. 너무 먹고 싶다. 하나만 먹으면 안될까? ^0^*
난 남자다. 남자임을 먼저 밝힌다. 82년생 김지영을 보며 우리 장모님 생각이 많이 낫다. 정규직인 우리 큰 주인님 막 팀장 달고 잘 나가기 시작할 때 결혼한 나는 태어나서, 어디서도 당해본 적 없는 차별을 당했다.
그 차별은 여느 시어머님들이 며느리에게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말 정신적으로 미쳐 버리는지 알았다. 예를 들어 내게 처음에는 강남 아파트, 나중에는 강남에 한옥 한채를 사내라고 말씀 하시는데 30억이다. 도대체 어떡하라는 건지? 취미로 공인 중개사를 공부한다는 것을 들으시고는 남자가 그래도 로스쿨 정도는 나와서 대법관 정도는 되야 하지 않겠냐고 타이르신다. 내 나이 50 전후다. 어쩌라는 건지?
나는 하찮고 와이프의 오빠, 장모님의 큰아들, 형님은 알아서 잘 하시는 대단한 존재다. - 현실은 형님 고시 공부를 비롯 시험 공부만 오롯이 20년이 넘어가신다. 즉 백수다. 82년생 김지영을 보며 82년 생이 결혼할 쯤에 늦깍이 결혼한 나는 김지영이 결혼 생활 중 실성한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사람의 문제다.
내 여동생은 sky 중 한 곳 의대를 나와 전문의다. 내 또 다른 여동생은 서울대를 나와 고시를 패스한 고위 공무원이다. 항상 두 여동생의 성적은 반에서, 전교에서 1등이었다. 내 여동생들은 나같은 대우 안 받고 산다.
이건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발생한 약자에 대한 문제이자, 두번째로는 애 키우면서 오는 공황적 상황과 어쩔 수 없는 경력 단절로 오는 자신의 한심함 때문이다. 놀면서? 애 둘 키우면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된다.
그래도 이 영화 많은 부분 더 사실적으로 가야하지 않았나 싶다. 난 소설은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영화가 너무 예쁘게 포장되어 있다는 것. (심지어 엄마 생일에 지하철 타고가다 애 기저귀 갈러가는 화장실도 호텔 수준이다! 참..)
1. 주인공의 삶. 중산층 이상이다. 서울이라고 치고 좋은 아파트 산다. 기본 6억.
2. 애 처음에는 어렵지만 조금 커 어린이 집 보내면 오전 9시에 맡껴서 오후 3시 넘어서 찾을 수 있다. 즉 애 낳고 1-2년 까지만 정말 힘든 시기고 차츰 여유를 찾을 수 있다.
3. 애 때문에, 애를 5시-7시까지 봐줄 아줌마를 못 구해 직장을 못 다니는 설정, 개뻥치지 마라. 어린이집에서 7시까지 봐준다. 애가 힘들어 한다고? 그건 선택의 문제다. 일하고 싶으면 어쩌겠냐? 물론 나는 극 중 김지영이 무조건 일해야 한다고 본다. 결혼하고 집에서 애 키우면 우울증에 걸릴 상황, 성별과 상관없이 그 역할, 집안의 약자에게 다 온다. 하지만 애가 크면서 조끔조끔씩 나아지고 다시 일도 시작하며 햇볕도 드는 거다.
1. 일 해라! 82년생 김지영! 남편 육아 휴직 쓸 필요도 없으니 고민하지 마라! 대신 당신은 아파트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지만 선택의 문제다! 그냥 당신이 버는 돈 다 집안일하고 애 봐주는 아줌마 주면 된다. 나도 그랬다.
2. 애가 크면서 전일에서 반일로 아줌마 월급이 줄어든다. 그러다가 애가 5살 정도 되면 어린이 집에서 다 해결된다. 사실 당신이 처음부터 아줌마를 쓰며 직장에 다녔다면, 우울증에 안 걸렸을 수도 있다.
3.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치열하지 못해 가슴 아프다. 마치 비정규직의 힘든 삶을 산다는 영화 속 젊은이가 비싼 오피스텔에 차 몰며 사는 느낌!- 그 비싼 아파트 살면서 엄마 생일에 애 안고 전철타고 간다. 어처구니가 없다. 그 비싼 아파트 관리비는 어찌내고 산다야. 돈 아까와서.
나는 82년 김지영의 아픔이 뼈저리게 공감이 갔지만 원작이 어떠한지 모르지만 김지영을 정신병자로 만든 설정도 그랬다. 이런 느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맘충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영화속 카페의 김지영의 모습이 아니다. 그건 그 일행들이 인간성이 말종인 거고, 즉 보편적이지 않은 케이스로 김지영이라는 캐릭터를 일반화시켜 자극시키는 방법은 참.. 이 영화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있어서.. 좀 그렇다.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단지 돈을 버는 목적만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상입니다.
모바일 작성이라 오탈자와 예고편 없음을 향해 바랍니다.
그리고 솔직히 남편이 공윤데 뭘 못하랴! 그것도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딜레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추천하냐고?- 솔직히 무조건 추천한다! 이런 영화는 봐줘야 한다.
옛날에 미국에서 백인 귀부인이 흑인 남자가 땡볕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걸 보고. 측은지심이 생겨 가슴 아팠단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그 백인 귀부인에게 없는 투표권이 그 흑인 남자에게는 있었다는 것! 우리나라 군대 때문에 그렇지, 여성의 참혹한 삶에서 국가가 개입한.. 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평론가 흉내를 내려고 하네요. 주제 넘습니다. 영화 좋아요. 꼭 보세요.
2018년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개봉해8백만이 넘는 관객몰이를 한 흥행작입니다. <과속 스캔들>은강형철 감독의 데뷔작으로
당연히 신인 감독상을 받았으며 이후 그는2011년<써니>로
대종상 영화제 감독상, 2014년<타짜-신의 손>을
연출했고, 2018년 <스윙 키즈>로
2019년 백상예술대상 영화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상 복이 많은 감독답게<과속 스캔들>은 그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가 신인 감독 작품답지 않게 재미와 더불어 그 연출의 완성도까지 매우 뛰어난 작품입니다.
상영시간은108분이며 장르는 코미디,상영 등급은12세 관람가입니다.영화 개봉 당시 실제로 스캔들 하나 없는 차태현이 주연을 했고,지금의 배우 박보영을 있게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박보영은 해당 작품으로 디렉터스 컷 어워즈와 청룡 영화상,대종상 영화제,한국 영화 평론가 협회상,백상 예술대상 등에서 신인 연기자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과속하지 않은 유일한 삼대인 차태현이 연기한
남현수의 손자,박보영이 연기한
황정남의 아들인,황기동 역으로 나오는 아역 배우 왕석현의 데뷔작으로,
왕석현은<과속 스캔들>에서 정말 단연코 돋보이는 연기자로 영화에 있어 아역 배우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코미디. 사실 코미디는 무척 어려운 장르입니다.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경쾌하고 흥미롭게 다룬다는 것이 말만 싶지,정말‘코미디라는 말 그대로’자칫 남의 웃음거리가 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중 상업영화에서는 심각한 영화라도‘얼마나 재밌게 연출했냐’에 따라 흥행이 좌우되기 때문에,우리가 아는 소위‘대박’영화들은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면 심지어 작품성 있는 영화들까지도,심각한 장면조차‘코미디 적으로 그 형상화에 성공한 작품’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똑같은 연쇄 살인범에 관한 영화라도 세계적인 섹시 스타 브래드 피트와 기네스 팰트로가 열연한 영화<세븐>보다,동네 아저씨 같은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살인의 추억>이 흥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상상되시나요?이해가,납득이 되시나요?
물론 이것이 한국 영화의 힘입니다.한국 영화는 모든 상황을 코미디로 승화시키는 대단한 힘이 있습니다.그 힘은 한시적일 거라 봤던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지금까지도 수십 년간 지속시키고 있는데요.심지어 정말 어두운 영화인 박찬욱 감독의<박쥐>와<올드보이>에서도 우리는 영화를 보다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과속 스캔들>도 사실 결과적으로 코미디로 흥행했으니까 망정이지 결코 장르 상 코미디가 도저히 될 수 없는 소재인데요.
극 중 초반 상영시간6-7분 지점을 보면,청취율1위 인기 라디오DJ차태현이 연기한 남현수는,미혼모의 처지로 자신의 방송 시청률을 올려주는 일등 공신인 박보영이 연기한 황정남이 방송에서
“아빠 만나러 갑니다”라고 말하자
“정말 생각 잘하셨습니다.”라고 응수합니다.심지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연 보내신3개월 동안 제가 한결같이 말씀드렸었죠.아버지 꼭 찾아가시라구요.”
“몰랐다면 모르겠지만 알게 된 이상 가셔야죠!”
하지만 방송이 끝나고 남현수는 해당 프로PD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가랜다고 갔다!야!~이제 어떡하니,저 아저씨,엉!완전 자식에 손자까지.”
“야,정말~날벼락이란 이런 것일까?”
그렇습니다.이 영화는 실상은,남자 주인공인 남현수에게 날벼락 같은 영화입니다.남현수는 중학교3학년 때 외가 옆집 살던5살 많은 누나랑 첫 경험으로 잤고,그 누나는 남현수에게 아무 얘기도 없이 황정남을 낳아 키웠으며,황정남은 고등학교1학년 때 역시 미혼모로 황기동을 낳아 키웠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죽자 황정남은 고민하다 아빠인 남현수가DJ를 하는 라디오 프로에 사연을 보내고,심지어 전화도 걸어 마지막으로 진짜 찾아가도 되냐고 남현수 본인에게 직접 확인까지 받아,꿈에도 자신을 딸이라고 생각 못 했던 남현수에게 손자인 황기동까지 데리고 찾아갑니다.
아이돌 출신으로 라디오 국장 말에 따르며‘2집 자빠지고 한3년 추워 봤던’남현수에게 이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종말을 의미합니다.이런 상황을 코미디로 풀어8백 2십 28백2십2만 3천3백4십2명이보게 만든 대한민국 각본,감독 강형철의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줄거리.자식의 존재조차 모르는 아버지 남현수,그를 찾아온 성이 다른 딸 미혼모 황정남과 황정남의 어린 아들 황기동,이들 삼대가 펼치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인기 아이돌 출신인 방송인 남현수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 좋습니다.시청자 미혼모 황정남의 사연 덕분에DJ하는 라디오 프로도 청취율이 오르고,홍경민이 연기한 스타 김준영의 스캔들을 폭로한 하이에나 봉필중 기자 덕분에,원하는CF티오도 날 것 같습니다.섹시하고 글래머러스한 리포터하고 뜨거운 밤을 보낼 준비도 됐고요.아 정말 행복한 나날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라디오 프로에 사연을 보내던 미혼모 황정남이 아빠를 만나러 간다고 온 곳이 바로 남현수 자신의 아파트입니다.처음에는 어처구니가 없고 황망하기까지 했지만,과거 자신의 그룹 멤버 드러머 이자 현재 수의사인 성지루가 연기한 이창훈에게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는데,맙소사!검사 결과 미혼모 황정남이 자신의 자식일 가능성이100%랍니다.하루아침에 딸과 손자까지 생겼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에 알려지면 남현수는 갑자기 실업자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아이돌 생명도 끝났고 앨범도 실패한 후라 먹고 살려면 황정남과 황기동을 소문나지 않게 살던 곳으로 조용히 돌려보내야,그나마 지금 하는 라디오DJ라도 계속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딸인 황정남이 굳이 노래하고 싶다고 연말까지는 같이 있겠답니다.아,이를 어쩔까요?
어쩌긴요?딸인데 당연히 같이 데리고 살아야죠.물론 극 중에서 남현수는‘당연히’가 아닌‘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마지 못해같이 살게 됩니다.그런데 아빠 찾아갔다는 황정남의 사연을 듣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이 해당 라디오 프로 게시판에 난리고 시청률도 떨어지자,방송국 국장부터 시작해PD, AD까지 황정남을 찾아내 직접 라디오 프로에 출연시키자고 합니다.
이에 위기감를 느낀 남현수는 황정남에게 계속 사연을 올리라고 종용하고 물론 황정남이 올린 사연을 남현수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집에서 황정남의 이름으로 고칩니다.
그렇게 황정남의 아버지가 남현수라는 사실을 모르는 시청자들의 눈에는 황정남이‘자상하고 멋진’아버지를 만나 행복하고 풍요롭게 사는 것으로 비치고 그런 황정남의 포장된 행복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황정남에게 그런 행복을 안겨준 남현수가DJ하는 프로는‘청취율1위’가 됩니다.
여기까지는 당연히 해피엔딩인데 이렇게 영화가 끝나지 않을 것을 여러분은 이제 익히 다 아실 겁니다.남현수가 진행하는‘전 국민이 지켜보는 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해‘아마도 그건’을 멋지게 부른 황정남은
그리고 이제는‘상윤과 술 한잔하는 황정남’을 시작으로 온 가족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집니다.딸은 첫사랑과 아빠는 유치원 원장인 조모씨와
만남을 시작하고 손자는 유치원에서 멋진 피아노 실력으로 단번에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 중간에 황정남과 술 한잔한 첫사랑 상윤은,정말 우연히 자신이 일하던 스튜디오에 결혼 전 사진 촬영을 하러 온,스타 김준영의 스캔들을 폭로한 하이에나 봉필중 기자를 만나게 되고,마침 상윤이 몰래 찍은‘딸 황정남과 아빠 남현수’의 사진은 그들이 부녀 관계라는 사실을 모르는 봉필중에게
남현수를 맛있는 먹잇감으로 전락시킵니다.
그리고 당연히 봉필중 기자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오해한 상윤은 황정남과 싸우게 됩니다.나중에 얘기하자는 황정남에게 상윤은 정말 심한 말까지 하고,자신의 아버지인 남현수를 욕하는 첫사랑 상윤에게 화가 난 황정남은 둘을 찍은 상윤의 카메라를 부수고 맙니다.절교도 선언하고요.
하이에나 봉필중의 발톱은 방송국까지 뻗쳐 국장은 황정남인 제인을 연말에 노래 부르지 못하게 하라고 남현수에게 특히 주의를 시키며 말합니다.
“스캔들 나고 그러면 자빠지는 거 나 아니다.너야,너!”
남현수는 집으로 돌아가 황정남에게 사정합니다.자신이 돈도 좀 더 벌게 됐고 개편도 얼마 안 남았으니 일 키우지 말자고. 1등 하면 내 딸이다.애 딸린 미혼모다.이러고 다닐 수도 없으니 노래 부르고 싶은 건 아는데 그만하자고.
하지만 봉필중에 의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흉흉해진 방송국 소문에 국장은 개편0순위라고 야단법석입니다.심지어 술에 취한 상윤이 황정남을 찾아와 집 로비에서 자신에 대해 막말하는 상황까지 남현수가 목격합니다.이러저러한 상황으로 마음이 어그러진 남현수는 집에 온 딸인 황정남에게 심한 말을 합니다.
“너 처음부터 이럴려고 온 거지.”
“니 엄마가 시키디!자기 인생 망쳤으니까 가서 내 인생 조지라고!”
“니 애새끼 데리고 사라져!!~”
아버지 자식이라고,딸이라고 못 간다고 하는 황정남에게 남현수는 더 심한 폭언을 퍼붓습니다.
“가라고!걸리적거리니까 좀 꺼지라고!”
“너 돈 때문에 왔잖아!니가 싸질러놓은 애새끼 데리고 살기 힘들어서!”
마지막으로 결정적 한 마디“너 원한 적 없어.”라는 말을 듣고 황정남은 황기동을 데리고 사라집니다.싸우다 남현수가 황정남의 핸드폰도 부숴 이제 연락할 방법도 없습니다.과연 이제 이 삼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속으로 방금 말씀하셨죠?예!~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캐릭터 소개.
⓵박보영이 연기한 황정남,황제인 역.
박보영은1990년생으로2006년에EBS드라마‘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했습니다.그런데2008년 장편 영화 네 편에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초감각 커플>, <울학교 이티>, <시선1318>,그리고<과속 스캔들>입니다.
<시선1318>은 장편 영화이긴 하나5가지 에피소드를5명의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니 뺀다고 하더라고 장편 상업 영화3편에 주연으로 출연합니다.물론<초감각 커플>누적 관객 3천7백3십2명,<울학교 이티>누적 관객 6십5만흥행에서는<과속 스캔들>이 단편 돋보입니다.
그럼<과속 스캔들>에서 연기한 황정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황정남은 일단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아 노래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어 보입니다.그래도 처음 남현수를 찾아와 금방 간다며 연말까지 잘해보자고 하면서 노래 부르고 싶다고 했을 때 까지는 철없는20대 미혼모인 줄 알았습니다.
거기다 임지규가 연기한 황정남 첫사랑 역인 사진작가 지망생 상윤까지 만났을 때는 애 딸린 미혼모가 취직할 생각은 안 하고 전 애인이나 만나고 노래 부르고 싶다고 라디오 프로나 쫓아다니고‘저래도 되나?’라는 오해도 했지만,알고 보니 아들인 왕석현이 연기한 황기동의 아빠를 찾기 위해서였고 상윤을 만난 것도 그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어린 미혼모의 모성애를 깨닫고 영화를 보면서 숙연해지기까지 했는데요.
사실 그녀도 아빠인 남현수 없이 자라면서 자신의 아들인 황기동이에게 똑같은 가정환경을 물려주기 싫었을 겁니다.코미디로 포장되어 있어 그렇지 미처 깨닫기 힘든 미혼모 황정남의 아픔을 박보영은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포탈 프로필에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차태현은1976년3월생으로1995년KBS슈퍼 탤런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했습니다.과거 공중파 방송국들은 드라마를 자체 제작해 송출했으며,심지어 연기자들까지도 전속으로 데리고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일명 공채 탤런트라고 하지요.차태현은KBS 17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영화배우로는2001년7월에 개봉한<엽기적인 그녀>에서,엽기녀를 연기한 전지현과 함께,그 당시 공부는 하지 않고 놀고먹는 대학생을 풍자한 ‘먹구 대학생’견우로 출연해,흥행 몰이하며대한민국 대중에게 자신의 인지도를 널리 알렸습니다.
가수로도 활동했으며 실제로 극 중 남현수처럼 라디오 방송에서 다년간 인기DJ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음반 작업에 참여했습니다.상 복도 많아서 영화 분야에서는 데뷔 때부터 대종상 남우 주연상,백상 예술 대상 신인 연기상,청룡 영화상 신인 남우상을 받았으며,공중파에서도KBS연예 대상 최우수 라디오DJ상을 비롯하여 여러 공중파 방송국에서 수많은 연예 및 연기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극 중 차태현이 연기한 남현수는 이러한 실제 차태현의 삶 때문에 정말 실감 납니다.당연히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시학>제 17제17장 플롯 구성의 기본 방식에서 말한
‘실제로 인물의 감정 속에 들어가 보는 시인이 더 실감나는 효과를 낸다’
와 일맥상통하며,그가 찾아온 황정남과 황기동을 통해 아버지,할아버지가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은<시학>제 16제16장 깨달음의 수법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사건들 자체에서 생기는 것이 가장 잘된 깨달음’
이라는 원칙에도 충실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몰래몰래지만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다 하루아침에 다 큰 장성한 자식에 손주까지 생긴 할아버지의 삶을!더구나 언론에 공개되면 갑자기 실업자가 돼서2집 실패해 망했다가 겨우 이룬 지금의 삶 또한,하루아침에 날아갈 수도 있는 남현수의 삶을!
차태현이란 배우가 로맨틱 코미디와 드라마 장르에 강한 배우이긴 하지만 정말<과속 스캔들>에서 그가 보인 코미디 연기는 자신의 삶에 닥친 비극을 희극으로 승화시키며,우리에게 가족 되기의 어려움과 그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해줍니다.
그래서 그가 극상 연기를 통해 보인 여러 가지‘행동’들은 남현수의 행복과 불행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시학> 제18장 ‘플롯의 얽힘과 풀림’에서 주장한,
‘얽힘’ -처음부터 행복이나 불행으로의 변화가 생기기 직전까지의 모는 일‘
황정남과 황기동이 찾아오기 전까지의 남현수의 삶.
과 ’풀림‘ -변화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부분’
황정남과 황기동이 찾아와 서서히 아버지가 되어가는 남현수의 삶.
을‘개연적으로 연속되는 여러 행동을 통해’ ‘사건 자체에서 생기는’ ‘가장 잘된 깨달음’으로 훌륭히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⓷왕석현이 연기한 황기동 역.
<과속 스캔들>에 출연할 당시 신예 아역 배우로1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되었다고 합니다.개봉 당시6살이었다고 하는데요.물론 영화에서 대사를 또렷이 말 못 하는 부분도 있지만,시각 매체인 영화에 있어 그의 비주얼과 대사를 제외한 연기,특히 표정 연기는 우리에게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냅니다.정말 최고의 캐스팅이었다고 보입니다.
⓸황우슬혜가 연기한 어린이집 원장 조모 역.
보통 대중들은 흥행한 영화를 통해 모르던 배우를 알게 되고,따라서 흥행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그 영화를 통해 인지도를 확장,새로운 배역에 효과적으로 캐스팅될 수 있으며,이러한 시너지는 비중이 낮은 배우도 순식간에 주연과 조연으로 캐스팅될 수 분명한 여지를 줍니다.
8백만이 넘은2008년<과속 스캔들>의 흥행 기록은,극 중‘조모’라 하여 정확한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한 황우슬혜라는 배우가,바로 주연으로 캐스팅되는데 분명한 도움이 됐을 겁니다. 2009년에 제작된 영화 조창호 감독의<폭풍 전야>에서,황우슬혜는 김남길과 함께 주연으로 캐스팅되며,이후 많은 영화에서 황우슬혜는 주연이나 비중이 좀 낮아도 영향력 있는 배역으로 출연하게 됩니다.
⓹임지규가 연기한 황정남의 첫사랑 사진작가 지망생 상윤 역.
솔직히 좀 대책이 서지 않는 친구입니다.황정남의 첫사랑으로 여러분이 당연히 예상할 수 있듯이 황정남의 아들 황기동의 생물학적 아버지입니다.그런데 모릅니다.고등학교1학년 때 황정남을 임신했는데 황기동이6살 때까지 모릅니다.이 영화에서 가장 주체적인 사람이 황정남인데,이유는 자기처럼 황기동을 아빠 없이 키우기 싫어서 황기동의 아빠인 상윤을 찾기 위해 아버지인 남현수를 찾아왔고,천부적인 노래 실력을 바탕으로 남현수가DJ로 있는‘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하고자 합니다.상윤이 보고 찾아오라고요.
그런데 상윤이 방송국으로 찾아오긴 하는데 겨우 가족처럼 살게 된 남현수 일가에게 발생한 엄청난 사건과 갈등의 원인 제공자가 상윤입니다.상윤은 남현수와 황정남이 함께 있는 사진을 찍어 하이에나인 연예부 기자 봉필중이 보게 만듭니다.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정말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삶을 망쳐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사람을 어쩌다가 보게 되는데요.정말 딱 그 전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정말 해당 영화가 그나마 해피엔딩 코미디라 정말 다행입니다.
2. 사랑에 대해 - 미혼모의 삶.
12세 관람가인 이 영화는 실상 정말 무거운 주제를은연중에내포하고 있습니다.미혼모의 삶.극 중 미혼모의 삶을 사는 황정남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고 실상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입니다.영화의 본격적인 시작도 황정남이 태어나 처음으로,자신이태어났는지도모르는 아버지인 남현수를찾아가면서부터입니다.
그리고 황정남이 아버지 남현수를 찾아간 진짜 목적은 아들인 황기동에게 아버지를 찾아주기 위해서입니다.그래서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살려‘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하기로 결정,그 방송을 황기동의 아버지인 상윤이 보고 자신을 찾아왔으면 해서,아버지 남현수를 찾아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남현수는 알 리 없습니다.황정남은 영화의해결 부분에서 황기동을 잃어버리고 격정적인 순간이 오기까지 말을 아낍니다.이 영화가장르상 코미디이고대중 상업영화가 많이 선호하는 해결 방식인해피엔딩을따라서 그렇지,실상 남현수를 찾아오기까지 황정남과 황기동의 삶은 전혀 평탄하지 않았을 겁니다.
실례로 아버지 남현수와 싸우고 집을 나간 황정남은 식당에서 일하며 식당에서 기거합니다.고등학교1학년 때 황기동을 낳았으니 아마도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제대로 고등학교도졸업 못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어쩔 수 없이 식당에서 숙식하며 밤에 식당 밖에 있는 화장실로 어린 아들인 황기동을 데리고 볼일 보러 간다고생각해보십시오.이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참담함으로 다가옵니다.술 취한 사람이 시비라도 건다면 정말 지옥이 따로 없을 겁니다.
예전에는 아이를 마을 공동체가 키웠습니다.여러분도 다 기억하시겠지만,집 밖으로 나가면 항상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고,스스럼없이 어울렸습니다.하지만 지금은 그 책임이 온전히 해당 가정의 몫입니다.
그렇다면 황정남 같은 미혼모는 자신이 경제적 책임을 져야 하니 아이를 돌봄 서비스를 활용해 일해야겠네요.그런데 대한민국에서 미혼모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18년12월9일 자 가톨릭 평화 신문을 보면,국회 예산결산 특위 소위원회에서 여성가족부가‘시설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사업 예산61억3800만 원을 오렸는데 모 국회의원이,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라며 전액 삼각을 제기했답니다.
우리 사회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미혼모에 대한 한 단편을 볼 수 있습니다.정부가 미혼모에게 지원하는 한 달 양육비는13만 원이랍니다. 13만 원이요.그나마 온 국민한테 다 주는 양육비가 한부모 가정은20만 원으로2019년부터 올라 아동수당까지 합하면30만 원이랍니다.
그래서 출산 직후1년까지 한 부모 시설에서 지원받은 후2차 시설인 공동생활가정으로 옮겨 본격적인 자립을 준비하지만,결국 양육을 포기하고 아이를 입양 보내거나 시설로 보내는 미혼모들이 적지 않다고 기사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잔혹한 현실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안다면,혹시나 있을지 모를 결정적 순간에 현실을 좀 더 자각하고 더욱더 조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녀들과 어린 친구들과 재밌게<과속 스캔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은연중에 그러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나이 먹어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해도 아이 키우는 것은 삶의 엄청난 축복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성인인 또는 부모인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만,사랑에 빠져 선택지 없이 한 행동이 아이와 어린 부모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린 친구들은 혹시나 그런 상황이 닥치기 전까지 생각 자체를 할 일이 없을 경우가 많을 테니까요.
참!이미 다 아시겠지만,이 말도 꼭 곁들어 주십시오.
“애 볼래?일할래?”
물어보면 애 본 사람들은 다 일한다고.!믿지 못하는 표정의 어린 친구들에겐 주변의 조카나 아니면 자원봉사 단체에서 하루만 종일 애를 봐보라고 하십시오.생각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할 것을 우리는 모두가 다 아니까요.
그래서 혹시나 만약의 경우에 그래서 단 한 명이라도,그러한 삶의 순간에<과속 스캔들>을 보며 누군가 한 말이 생각나,자신만의 방식으로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물론 우리는 당연히 모를 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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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우리에게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사랑을 하는 걸까요? 이런 고민을 하는 분이라면 1995년 3월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중경삼림>은 2년 후인 1997년 <해피 투게더>로
제50회50 칸 국제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왕가위 감독의 이름을 대한민국 ‘대중에게’ 널리 알린 작품입니다.
그는 <중경삼림>으로 홍콩 전영 금상장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이 영화 <중경삼림>의 탄생 배경에는 당시 목숨을 걸고 작품을 만든 왕가위 감독의 엄청난 비화가 숨어 있습니다.
<중경삼림>은 <아비정전> 이후 왕가위의 한국 세 번째 개봉작이지만 전작인 <아비정전>은
홍콩전영금상장 최우수 감독상과 대만 금마장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며 엄청난 ‘왕가위’ 마니아 집단만 형성했을 뿐 영화 흥행에는 대참패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왕가위의 첫 작품 <열혈남아>의 흥행 성공에 고무되어
<아비정전>에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한 홍콩 영화계 거물이자 홍콩 최대 범죄 조직인 삼합회 간부 등광영이 왕가위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았는데요.
이 와중에 왕가위는 <아비정전>의 흥행 대참패를 뒤로하고 당시 홍콩 최고의 스타인 장국영, 왕조현, 양조위, 임청하, 장만옥, 양가휘, 장학우까지 데리고 사막 한가운데로 가 <동사서독>을 찍습니다.
사람들은 왕가위 목숨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는 당시 홍콩 영화 제작 시스템을 알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홍콩은 그 당시 스타 시스템을 활용해 굉장히 빨리 영화를 찍었습니다. 실제로 1990년대 당시 모대학교 영화학과에 특강을 하러 온 정성일 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홍콩은 영화 취재를 하러 가면 실제 촬영을 감독이 아닌 조감독이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감독을 찾으면 감독은 위의 스튜디오에서 다른 장면을 촬영하고 있고, 심지어 또 다른 조감독이 해당 영화의 또 다른 장면을 밑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빨리 영화를 찍어 자금 회수를 빠르게 하는 홍콩 영화계의 뒷배경에는 당시 홍콩 최대의 범죄 조직인 ‘삼합회’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탁월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왕가위 감독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영화가 이런 식으로 난도질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나리오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촬영 감독에게도 시나리오를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해가 됩니까? 촬영감독도 해당 장면이 전체 영화에서 무슨 장면인지 모르고, 심지어 어떤 장면인지도 모르고 영화를 촬영했다는 말입니다. 이는 설상가상으로 주연 배우들도 똑같이 해당하는 경우였습니다.
<중경삼림>을 촬영할 때 당시 <동방불패> 시리즈로
이미 홍콩과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흥행 배우였던 임청하는 시나리오를 공개하지 않았던 왕가위 때문에 <중경삼림>을 총싸움 영화라고 인터뷰했다는 전설은 지금도 유명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주연배우가, 촬영감독이, 무슨 장면을 찍는지도 모르고 영화를 촬영하는 상상을 해보십시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는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당시 정성일 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중경삼림>에서 시나리오도 받지 않아 영화 내용도 모르는 임청하가 디렉팅을 벗어난 연기를 하려고 하자, 왕가위 감독이 우비에 가발, 선글라스를 씌운 거라고 합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왕가위의 연출 스타일은 생각해 보면 일견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의 목숨까지 걸면서 감독의 연출권을 지켰으며, 이는 영화가 일개 개인인 감독의 온전한 예술혼이 발현될 수 있는 예술 작품이라는 산 증거이자, 그가 산 증인이기도 합니다.
정말 다행인 사실은 왕가위 옆에는 폭력 조직을 싫어하는 훌륭한 벗과 운이 따랐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친구인 감독 유진위는 ‘사랑에 대한 서시’인 <동사서독>이 제작비 부족으로 사막 한가운데서 표류하자 친구인 왕가위를 살리는 묘수를 냅니다. <동사서독>을 찍는 막간을 활용해 똑같은 소재로 <동사서독>에 출연 중이던 당대 최고 홍콩 스타들을 데리고 1993년 설날 대목에 개봉할 목적으로 막장 쌈마이 영화를 찍는데요. 이 영화가 바로 왕가위 제작, 유진위 감독의 <동성서취>이고
해당 작품의 흥행 성공으로 ‘사랑에 대한 무협 서사시’인 <동사서독>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와중에 왕가위는 <동사서독> 촬영 중 홍콩에 와, 김도령 교수가 들은 이야기로는 2주간의 짧은 기간으로 <중겸삼림>을 촬영합니다. 아마도 <아비정전>이 망하고 사막으로 도피하다시피 한 와중에 <동사서독> 마저 제작비 부족으로 지지부진해지자 압박해 오는 삼합회의 압력에 왕가위가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을 거라 추측되는데요. 그런데 이 급하게 촬영해 개봉한 <중경삼림>은 당시 놀랍게도 당시 홍콩과 심지어 한국에서도 엄청난 흥행을 하며 왕가위를 기사회생시킵니다.
이후 <중경삼림>으로 작품성에 이어 흥행성까지 겸비하게 된 왕가위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 홍콩과 심지어 당시 영화 산업에 진출해있던 대한민국 삼성 영상 사업단 관계자들도 그를 붙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입니다.
만약 왕가위에게 폭력 조직을 싫어하는 벗 유진위와 <중경삼림>의 행운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비정전> 이후 왕가위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후 왕가위의 벗 유진위 감독은 당시 최고의 스타인 주성치가 삼합회의 간섭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주성치를 도왔다고 하며 왕가위 감독이 <2046>을 촬영하며
<동사서독> 찍을 때처럼 비슷한 경우가 발생하자 해당 배우들을 데리고 또 막장 코미디 무협물인 <천하무쌍>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캐릭터 소개.
⓵ 임청하가 연기한 노랑머리 마약밀매 중계자 역.
1954년생인 임청하는 1992년과 1993년 <동방불패> 시리즈에 출연해, 형용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매력과 중성적 이미지로 당대 최고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해당 작품 <중경삼림>을 마지막으로 은퇴합니다. 이후 2013년 송혜교가 출연한 왕가위 영화 <일대종사>에 출연한다는 소식도 들렸지만, 소문으로만 그쳤습니다. 아시아의 전설적인 배우 임청하의 마지막 연기는 관객에게 긴 여운을 남깁니다.
하지만 해당 영화에서 우리는 왕가위 감독의 연출 스타일 때문에 그녀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극 중 이름도 없어 포탈에 기록된 해당 배역이 ‘노랑머리 마약밀매 중계자’ 역인데요.’역인데요.
감독은 그녀의 극 중 캐릭터에 부여된 다소 ’과장된‘ 이미지를 위해 설명하기 위해 내레이션을 통해 그녀가 그런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해 다니는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임청하는 극 중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난 너무 소심하게 변해 버렸다.
레인코트를 입을 땐 늘 선글라스를 쓴다.
언제 비가 올지 언제 햇빛이 날지 모르니까.”
제가 수십 년 전 정성일 평론가에게 들은 말이 사실이라면 실상은 시나리오도 보지 못한 상태로 배우 임청하가 극 중에서 감독이 한 디렉팅을 자신만의 연기로 표현하자, 감독이 자신이 원하는 액팅으로 배우가 영화에서 시각적으로 관객에게 보이도록, 레인 코트를 입히고 선글라스를 쓰게 하고 금발 가발까지 씌운 것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한 인물의 캐릭터를 작품에 맞게, 감독의 연출 의도에 맞게,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가 연기해 영화로 형상화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며, 같은 배우라도 감독에 따라 각각의 영화마다 빛나는 정도가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왕가위가 연출한 <중경삼림>에서 임청하의 연기는 최고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사실 다른 배우들도 똑같은 경우로 촬영에 임했지만, 많은 배우들이 왕가위 영화로 연기상 후보로 올랐으며 상도 받은 것을 봐도, 이는 타 예술과 구분되는 영화만이 갖는 독특한 캐릭터의 시각적 형상화 전형이 있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⓶ 금성무가 연기한 하지무 경찰 223역.
금성무는 대만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현재는 중국에서 꾸준히 주연으로 활동하지만, 국적은 일본입니다. 근래 대한민국에서 부상한 스타 제조 시스템처럼 아이돌로 먼저 데뷔했으며 왕가위의 <중경삼림>으로 순식간에 스타로 발돋움했습니다. 이후 왕가위의 <타락천사>에도 출연했으며 이를 계기로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극 중 금성무는 임청하처럼 이름 대신 223으로 불립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실연당하고 이를 극복하는 그의 모습은 대한민국에서 이 영화가 처음 개봉한 1995년에도, 그리고 재개봉한 2013년에도, 심지어 20년도 더 지난 2018년에 일본에서도 넷플릭스를 통해 흥행하며 수많은 관객의 마음을 여리게 했습니다. 실연의 아픔과 그 실연을 극복해가는 과정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⓷ 왕페이가 연기한 페이 역.
예명인 왕정문으로 우리에게 처음 알려졌습니다.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홍콩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판 여성 가수로 기네스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등려군 이후 중화권을 대표하는 최고의 가수로 평가받고 있는 왕페이는 데뷔한 홍콩의 스타 시스템에 따라 연기를 해야 했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페이는 왕가위 감독의 눈에 띄어 <아비정전>에 출연해 심지어 스톡홀름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까지 받았지만, 홍콩 영화계의 열렬한 환영에도 불구하고 이후 자신의 음악에만 몰두했다고 합니다.
극 중 페이는 양조위가 연기한 실연당한 경찰 633을 짝사랑하는 페이 역을 맡았습니다. 성별이 바뀐다면 엄청난 사생팬에 스토커일 수 있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페이는, 성별이 바뀌지 않더라도 현실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페이는, 놀랍게도 영화에서는 전혀 밉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페이의 도움으로 실연을 극복해가는 경찰 633을 보면서 심지어 우리는 페이와 경찰 633이 맺어지라고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응원까지 하게 됩니다. 정말 실제 인물 왕페이의 캐릭터가 아니었다면 그 당시 시대상을 고려하면서 영화를 보더라도 불가능한 영화적 설정 같습니다. 그만큼 왕가위 감독의 캐스팅 능력은 탁월했다고 보입니다.
⓸ 양조위가 연기한 경찰 663역.
1962년 홍콩 태생인 양조위는 중국에선 영화 황제인 영제로 불릴 만큼 중화권 최고의 배우입니다. 2000년 제53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그의 연기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왕가위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왕가위 감독의 페르소나라고도 말할 수 있는 배우 양조위는, 해당 작품 <중경삼림> 뿐만 아니라 왕가위 감독의 전 작 <아비정전>, 이후 왕가위 감독의 개봉작 <동사서독>, <해패 투게더>, <화양연화>, <2046>, 심지어 2013년 8월 한국에서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에도
주연인 엽문으로 출연합니다.
극 중 양조위가 연기한 경찰 633은 주가령이 연기한 스튜어디스에게 실연을 당합니다. 그런데 사실 처음 스튜어디스가 633에게 대단한 존재는 아녔습니다. 633의 스튜어디스 처음 소개는 이렇습니다.
“비행기를 타면 맘에 드는 스튜어디스가 꼭 있다.
작년 이맘때 25000피트 상공에서 난 그녀를 유혹했다.”
그리고 흐르는 배경 음악과 둘의 행복한 한 때.
하지만 그녀는 633이 자주 들르는 페이의 삼촌 가게에 집 열쇠와 이별 편지를 남기며 633을 직접 만나지도 않고 대신 작별을 고합니다. 633은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맘에 드는 스튜어디스가 있었으니 다른 여자를 유혹하면 될 터인데 나름 깊은 실연의 아픔을 혼자 힘겹게 극복해 나갑니다.
사랑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들어올 땐 세상 77억 중 한 명이라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존재이지만, 마음에서 떠나갈 땐 이 세상 단 하나 유일한 나만의 존재, 내 안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실연은 세상 그 무엇보다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 같습니다.
⓹ 주가령이 연기한 스튜어디스 역
<중경삼림>이 당대 최고의 스타 임청하의 은퇴작이었지만 91년 미스 홍콩 출신인 주가령에게는 성공적인 데뷔작이었습니다. 주가령은 극 중 양조위가 연기한 경찰 633에게 실연을 고하고 이후 다시 만나고 싶어 633의 집 전화에 음성 메모를 남기지만 페이가 삭제시켜 다시 만나지 못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편의점에서 633을 다시 만나지만 사정을 모르니 자신을 받아주지 않은 633이 살짝 미울 뿐, 밖에서 기다리는 새 애인의 오토바이를 타고 홀연히 떠납니다.
줄거리. 이름이 없는 등장인물들 때문에 헷갈리지 마시라고 배우 이름으로 대신 부르겠습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
영화가 시작되면 마약 운반책인 인도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임청하의 모습이 보이고 오프닝 타이틀이 뜨면 금성무가 자신을 하지무, 경찰 223이라 소개합니다. 이후 도망가는 범죄자를 잡으려고 뛰던 금성무는 임청하와 스치게 되고 화면이 정지되며 그의 내레이션이 들립니다.
“57시간 후 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주요 공간인 패스트푸드점 앞이 보이며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금성무는 실연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 애인인 메이의 집에서부터 시작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립니다. 물론 패스트푸드점 앞의 공중전화로 말입니다. 당시에는 핸드폰이 없었습니다. 삐삐가 있던 시절이었죠.
임청하는 인도인들과 마약 운반 준비를 합니다. 인도인들을 데리고 그들이 입을 옷과 가지고 갈 가방 등을 사서 마약을 숨겨 넣고 비행기에 태워 밀수를 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일이 터집니다. 임청하는 자신이 공항에 데리고 간 인도인들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물론 마약을 갖고 말입니다. 그들과 관련된 홍콩에 사는 다른 인도인의 어린 여아까지 납치해 배후를 캐고자 하지만 임청하는 차마 그러지 못합니다. 마약을 못 찾으면 임청하는 매우 곤란해 질 겁니다.
금성무는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지명수배범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지명수배범을 잡은 날은 항상 전 애인 메이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은 날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메이에게 전화를 겁니다. 하지만 남자가 받습니다. 메이가 새 애인이 생긴거죠. 금성무는 “빌어먹을, 이제 다 끝이야!”라고 외치며 달립니다.
그리고 5월 1일, 금성무는 그간 모아 놓은 유통기간이 5월 1일까지인 통조림 30개를 다 먹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새로운 메이를 만나러 갑니다. 하지만 그녀는 당연히 금성무를 기다리지 않고 애인이 생겼습니다. 허탈한 마음에 여기저기 전화를 하다 술 마실 사람이 없자 혼자 바에 갑니다. 거기서 자신을 죽일 듯 쫓던 인도인들을 총으로 쏴버린 임청하를 만납니다. 두 사람은 금성무의 각고의 노력 끝에 같이 술을 마시고 어느 호텔 702호실에 가 잠만 잡니다.
정말로 잠만 잡니다. 정확히는 임청하만 잔 것 같습니다. 온종일 돌아다닌 그녀는 정말 피곤했거든요. 그날 밤 금성무는 광둥어 영화 두 편을 보고 샐러드를 네 접시나 먹으며 자는 그녀를 바라만 보다 임청하의 힐만 벗겨서 닦아주고 나옵니다.
그리고 금성무는 눈물을 흘리는 대신 몸속의 수분을 증발시키기 위해 운동장을 달립니다. 이제 그녀를 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임청하는 고양이를 이용해 자신을 배신한 백인을 총으로 여러 발 쏴 죽입니다. 아마도 그 백인을 임청하는 사랑했고, 이번 마약을 동반한 인도인이 사라진 것도 그 백인의 짓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에피소드는 막을 내립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
양조위는 애인인 스튜어디스 주가령의 샐러드를 사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에 자주 들립니다. 왕페이는 그런 양조위를 흠모하는 패스트푸드점 사장의 조카로 가계에서 삼촌의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변심한 주가령이 이별을 양조위에게 직접 고하지 않고 편지를 써서 양조위 집 열쇠를 넣고 패스트푸드점에 맡깁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나름 정중한 이별 방식이죠.
문제는 그 편지를 수령 받기를 양조위가 거부하는 동안 왕페이가 양조위의 집을 드나들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우연히 만나 양조위의 집을 알게 된 왕페이는 그의 집을 청소도 해주고 양조위의 전 애인 주가령의 흔적도 지우고 음료수에 수면제도 타 양조위가 딴생각 못하고 자게 만듭니다. 물론 깔끔하게 양조위의 집 전화기에 남긴 다시 만나고 싶다는 주가령의 음성 메모도 삭제시킵니다.
사실 명백한 범죄행위죠. 남의 집에 침입해 가재도구를 마음대로 바꾸고 음료수에 수면제도 타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1990년대에는 이 영화를 보며 왕페이가 그렇게 한다는 것이 범죄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왕페이는 양조위에게 걸리고 맙니다. 당연한 결과죠. 그런데 경찰인 양조위는 경찰에 신고를 하는 대신 왕페이와 데이트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실연을 극복한 거죠. 그리고 그런 극복의 과정에 왕페이가 일익을 담당했다는 것을 아마 알았을 겁니다.
하지만.. 하지만 왕페이는 데이트 장소에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패스트푸트점 사장이 자신의 조카를 대신해 편지를 전합니다. 왕페이가 캘리포니아에 간다고 했다는 사실도 전하고요. 이런 황망함이.. 그래도 이번에는 편지는 받았습니다. 그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전 애인이 남긴 편지처럼 보기를 미루거나 버릴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원래 성격대로 하지 말고 편지를 볼 것인가? 과연 양조위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당연히 영화를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
이 영화의 매력. 화려한 색채와 미장센, 거침없는 들고 찍기 화면, 저속 촬영과 스탭프린팅이라는 기법을 감각적으로 사용한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수많은 CF와 드라마, 심지어 다른 영화에서도 패러디를 할 정도로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의 사용이 돋보이는 수작이었습니다. 당시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모든 매장에서 해당 영화의 OST를 틀어주었고 김교수 역시도 온종일 이 영화의 직, 간접적으로 OST를 들으며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당시에 그 파급 효과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밑에 관련 영상 OST 링크 걸어놓겠습니다. 직접 보시고 직접 들으시면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영상미와 감미로운 음악에 충분히 취해 하루를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백문의 불여일견, 직접 이 영화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당시 현란하게 느껴졌던 스탭 프린팅 기법이 제대로 보입니다. 스탭 프린팅 기법은 왕가위 감독의 전매특허로 그를 영화에 있어 음률 시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선명한 주인공의 모습이 주위와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스텝 프린팅 기법은 한 화면 안에 시차가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줘, 군중 속에서 주인공의 모습을 더 외롭고 고독하게 느끼게 합니다. 누군가 왕가위 감독에게 물었답니다.
“당신에게 영화는 무엇입니까?”
왕가위 감독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답니다.
“시간입니다!”
스탭 프린팅은 이런 감독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한 스토리텔링 방식 같습니다.
다른 느낌의 캘리포니아 드림입니다.
2. 사랑에 대해. <중경삼림>은 우리나라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 미국에서는 PG-13 등급을 받은 영화입니다. ‘PG-13 등급’은 13세 미만일 경우 보호자 동반이 요구되는 영화 등급을 일컫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15세 이상 관람가라도 부모나 보호자 동반시 입장이 가능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선생님이나 보호자의 동반하에 중학생 이상 관람가 정도는 가능해 보입니다. 물론 상영시간 31분과 38분 전후 임청하가 결국 죽이는 ‘백인과 바에서 일하는 여자가 같이 나오는 부분’만 건너뛰기를 한다면 말입니다.
그런 전제하에 이 영화는 실연에 대처하는 두 가지 스타일의 인간상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1. 금성무는 여기저기 전화하는 주변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민폐형 스타일입니다. 하다 하다 나중에는 결혼해 애가 둘인 옛 지인에게도 자그마치 5년 만에 전화합니다. 심지어 기억도 못 하는 초등학교 4학년 짝꿍이었다는 ‘추’에게 전화할 정도입니다.
또한, 잊는 방식도 자기 맘대로입니다. 기한을 정하고 그 기한에 맞게 전 애인 메이가 좋아하던 파인애플 통조림을 구매, 자기 생일인 5월 1일 다 먹어치웁니다. 그리고 패스트푸드점에 또 다른 메이를 만나러 갑니다.
또 다른 메이가 리차드와 나갔다고 하자, 위에서 말한 추에게까지 전화하고 만나지 못하자 바에 가서 혼자 술 먹다가, 자기 멋대로 ‘바에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하고’ 임청하에게 엄청나게 추근댑니다. ‘좋은 예감’은 자신만의 주관적 판단이며 결국은 피곤한 임청하와 호텔에 가기는 하나 참 대책 안 서는 스타일입니다. 다행인 것은 임청하가 피곤해서 그냥 자는 것처럼 보이자 그녀를 곤히 자게 놓아두었다는 사실입니다.
어찌 보면 엄청나게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구는 순정파인 해당 스타일은 인생을 살면서 첫사랑과 헤어지면 모두가 한 번쯤 가져 보는 양상입니다.
2. 그에 비해 양조위는 혼자 삭히는 스타일입니다. 소심한 회피형 인간인 그는 심지어 전 애인이 남기고 간 편지도 읽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집 열쇠도 회수하지 못합니다. 솔직히 이부분은 남자라서 다행입니다. 정말 이런 회피형 인간은 주변을 편하게는 하지만 본인이 마음속으로 곪을 경우가 많습니다.
양조위를 짝사랑하는 왕페이에 해당 에피소드가 초점이 더 맞춰져 있어서 양조위의 마음속 아픔은 비누, 걸레, 인형과 혼자 대화하는 코믹한 모습으로 대체됐지만, 만약 왕페이가 양조위 모르게 그를 보듬지 않았다면 그는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그렇게 참다가 주가령이 돌아오면 받아주고 다시 그녀가 떠나가면 기다리고, 그러다가 다시 받아주기를 반복하며 주가령이 완전히 떠날 때까지 무한 반복하며 그의 영혼을 피폐화됐을 겁니다.
차라리 확실히 끊는 금성무의 애인이 더 나아 보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로 풀며 기한을 정해 잊어버리고 다른 애인 만들어가는 금성무가 더 나아 보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인지요?
오늘 하루 실연을 잊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떻까요?결혼하신 분들은 과거의 추억에 젖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그리고 자신이 직접 느낀 그 아름다운 추억들과 실연을 되새겨보며 만약 누군가 실연 때문에 고민이라면 어떻게 극복하라고 충고해야 할지도, 본인의 경우를 되짚어 보며 사색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마도 경험상 흑역사가 많은 분일수록 더 좋은 조언자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 제 17장 플롯 구성의 기본 방식에서 ‘타고난 재능이 서로 같다고 할 때, 실제로 인물의 감정 속에 들어가 보는 시인이 더 실감 나는 효과를 낸다’라고 주장했으며, ‘가장 진실한 고민이나 분노의 인상은 그런 감정을 경험하는 사람만이 줄 수 있다.’ 고도.’ 주장했습니다. 시인도 그러하고 감독도 그러하듯 사실 우리도 그러함은 당연합니다.
많은 경험을 해보시고, 현실에서 직접 경험을 할 수 없으신 분들은 영화를 통한 또 다른 직접 경험을 감각적으로 해보시길 권합니다.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질 들뢰즈는 우리가 예술을 통해 받는 감정이 그것 자체로 하나의 존재론적 사실인 ‘감각 ; 센세이션’이라고 하여 세포 하나하나가 감정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온전한 감정의 실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경삼림>을 통해 대표적인 두 가지 스타일의 실연 극복 방식에 대해 또 다른 직접 경험인 온전한 감정의 실체, ‘감각 ; 센세이션’을 온몸으로 느끼시고 자신과 또는 주변에서 실연 때문에, 실의에 빠진 주변 영혼들을 적절히 구원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당 영화를 같이 보니 이러한 실연의 감정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어느 정도의 기간과 자기 노력으로 ‘죽을 만큼 아프지만 결코! 죽지 않는,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삶의 소중한 과정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오늘의 사랑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얼마 전까지 네이버에서 <중경삼림>을 다운 받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더라구요. 그런데 유튜브에 검색해보니 영화 전체가 올려져 있습니다. 링크는 걸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유튜브에서 검색하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유튜브 영상은 제가 올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위에 링크해놓은 유튜브 영상도 그렇고 언제든지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이 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따라 장국영이 너무 보고 싶어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처음 볼 땐 좀 황당했다. 실연당했다고 술 먹고 아무에게나(?) 몇 시간씩 전화하는 주인공 김래원이 연기한 재훈, 만나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술기운을 빌려 자자고 하는 공효진이 연기한 선영. 뭐잉?
줄거리는 결혼 직전에 와이프 될 사람이 바람피우다 걸려 파혼한 재훈과 막 거칠게 애인과 헤어진 선영이 썸 타다 사귀게 된다는 내용으로 재밌는 로맨스, 멜로물이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정말 뭐잉?.. 했는데 지금 5분 리뷰를 쓰려니 갑자기 젊은 시절에 그런 스타일로 연애를 시작한 적이 나 자신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 그래서 영화 제목이 '가장 보통의 연애'구나. 나이'만' 어른이 되면 나이'만' 애들 보고 자기 때 생각 못하고 '쟤들 왜 그래?' 하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이런 '가장 보통의 연애'를 20대 때 해 본 것 같다.
첫사랑과 헤어지고 1년을 지금도 소주 한 병을 못 먹으면서 매일 술을 먹고 다녔으니 생각해보면 정말 안 죽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이 영화 보고 나서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와중에 들더라.
직장을 다니는 젊은 친구들에겐 지금 자신들이 하는 연애가
나이 든 사람들에겐 지금은 기억도 잘 안나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영화다. 예고편 첨부합니다.
여러분이 만약 당대 최고의 배우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런 꿈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요? 그런 일은 영화나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요? 물론 흔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살펴볼 영화 <노팅힐>은 그 전제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이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된 사람이 1천 5백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는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라면?’이라는 가정에서 이 영화는 출발합니다.
대한민국에는 1999년 7월에 개봉했으며 2019년 4월에 재개봉한 영화입니다. 로저 미첼 감독이 연출했고,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가 애나와 윌리엄으로 출연합니다. 장르는 멜로와 로맨스에 코미디 적 요소까지 가미되어 있으며 관람객과 네티즌 평점이 2019년 10월 네이버 영화 기준으로 9.49, 9.07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더불어 영화 저널리스트들의 평점도 8.0대로 굉장히 높은 편이며 사실 영화 자체가 로맨틱 코미디로 수작입니다. 아직 안 보신 분이 계신다면 당연히 영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인데요. 일단 로맨틱 코미디의 사전적 정의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⓵ 여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다룹니다.
⓶ 처음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거나 좋아하게 됩니다.
⓷ 하지만 여러 난관과 장애물이 이 둘을 가로막습니다.
⓸ 그래도 결국, 두 사람은 극복하고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⓹ 당연히 해피엔딩이며, 해결 부분에서 누군가는-주로 남자가 달려야 합니다!
이러한 법칙에 따라 이 영화는
⓵ 여자 주인공 애나와 남자 주인공 윌리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룹니다.
⓶ 처음 둘은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서로 좋아하게 됩니다.
⓷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첫 번째는 애나 애인의 등장, 두 번째는 윌리엄이 같이 사는 친구의 말실수 때문에 주인공들은 두 번이나 헤어지게 됩니다.
⓸ 그래도 결국 애나와 윌리엄은 이를 극복하고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⓹ 따라서 이 영화도 당연히 해피엔딩이며, 해결 부분에서 윌리엄은 친구의 차를 얻어타고 애나를 만나기 위해 런던 시내를 질주합니다.
캐릭터 소개
⓵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애나 스콧 역.
줄리아 로버츠는 1990년 9월 대한민국에서 개봉한 <귀여운 여인>이라는 작품으로
대한민국 비롯해 전 세계 관객에게 줄리아 로버츠라는 이름을 알렸습니다. 당시 <귀여운 여인>의 전 세계 흥행 수익이 4억 6천 3백억 달러나 됐다고 하는데요. 이후 수많은 할리우드 작품에서 주연으로 열연했습니다. 1990년대 할리우드가 그녀의 시대가 아니었나 싶군요.
상복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1990년 <귀여운 여인>으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과 2000년 <에린 브로코비치>로
미국과 영국에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받았으니까요. 정말 한 시대를 풍미한 기념비적인 배우인 그녀는 해당 영화에서도 그녀의 삶 그대로 대배우, 스타로 출연합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눈여겨볼 점은 사랑에서도 실제 삶과 같은 우여곡절을 영화에서 겪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특히나 이 영화 <노팅힐>에서 그녀의 연기는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현실 그녀의 삶과 많은 부분 일치되는 극 중 배역이 줄리아 로버츠에게도 해당 배역을 연기하는 데 있어 그녀의 연기에 좀 더 극적인 사실성을 더 한 것 같습니다.
⓶ 휴 그랜트가 연기한 윌리엄 태커 역.
필모그래피 첫 작품부터 주연으로 기록되어 있는 휴 그랜트는 로맨스물인 <네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코미디로 분류된 <나인 먼쓰>,
해당 영화 <노팅힐>, 그리고 대표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인 <브리짓 존슨의 일기> 시리즈와
<러브 액츄얼리>,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등
정말 전 세계 로맨스 코미디의 남성적 전형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수많은 작품에서 1990년부터 2000년대까지 스크린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휴 그랜트는 이전까지와는 많이 다른 이미지로 나옵니다.
익살스럽기는 하지만 좀 주책없고 아내에게 버림받아 이혼남이 되었으며, 겨우 유지되는 여행 서점을 종업원까지 써가며 근근이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책 없는 친구까지 데리고 사는 한 마디로 호구이기도 합니다.
도저히 세계적인 스타 애나하고는 어울리는 면이 없어 보이며 실제로 이전까지 그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못생기고 가장 후줄근한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물론 당연히 등장인물 중에는 가장 잘생긴 남자이긴 하지만 그건 해당 영화가 극 중 스토리와 같이 전개되는 경쟁자가 없는 남자 주인공 ‘완 탑’이라 그런 거고, 아마도 이는 그런데도 세계적 스타 애나에게 그가 선택받기 때문에,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형상화된 장면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애나가 윌리엄에게 반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설정이 그 바탕에 놓여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몇 번 본 후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면, 애나가 윌리엄에게 반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먼저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영화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⓷ 리스 이판이 연기한 스파이크 역.
남자 주인공인 윌리엄의 집에 얹혀사는 친구입니다. 예술가 지망생으로 알려져 있으나 딱히 무엇을 지망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항상 엉뚱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애나와 윌리엄을 갈라놓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며 이와 반대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둘의 사랑을 이어주는 적절한 조언과 행동 또한 서슴지 않습니다. 스파이크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즐겁기도 하고요.
우리가 잘 기억하지 못해서 그렇지 스파이크를 연기한 리스 이판은 해당 영화 이후 꾸준히 조연과 심지어 주연으로도 많이 등장합니다. 2020년 <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에서도
주연으로 출연한다는데 아직 보지 못한 저로서는 그의 연기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⓸ 지나 맥키가 연기한 벨라 역과 팀 멕네니가 연기한 맥스 역.
지나 맥키가 연기한 벨라 역은 과거 남자 주인공인 윌리엄이 사랑했던 여자며
팀 맥네니가 연기한 맥스는 윌리엄의 오랜 절친으로 벨라의 남편으로 출연합니다. 벨라와 맥스는 극 중 잉꼬부부로 윌리엄 옆에서 그의 든든한 인생 조력자입니다.
극 중 영화가 시작되기 18개월 전 사고로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생활하는 벨라, 그녀는 그 사고로 가장 좋아하는 담배도 피울 수 없고, 임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변함없이 벨라를 사랑하고 지극 정성으로 아끼는 남편 맥스를 보면서 우리는 삶에 갑자기 닥친 극악무도한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잉꼬부부의 전형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 둘이 윌리엄을 위해주는 모습도 보면서 이런 생각도 듭니다.
‘아 이런 친구들이 있다면 그건 행복한 인생 아닐까?’
⓹ 이름을 알 수 없는 리츠호텔 프런트 직원 결정적 순간 조력자 역.
처음 애나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리던 윌리엄은 평소 이름 하나 겨우 외우는 기억력을 가진 친구 스파이크 때문에 애나의 전화를 놓치고 맙니다. 그러다 스파이크에게 애나로 추정되는 여자가 연락 왔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묶고 있는 리츠호텔에 전화를 거는데요. 문제는 스파이크가 애나가 영국에 머물 때 보안상 쓰는 만화 주인공 이름 ‘프린스톤’을 기억해 내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다행히 겨우 기억해 낸 스파이크 때문에 리츠호텔 프런트 직원은 윌리엄의 전화를 애나에게 연결해 주고 둘은 윌리엄은 기자를 가장해 애나를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되는데요.
해당 직원은 이번 만남뿐만 아니라 영화의 마지막에도 두 주인공을 만나게 해주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애나의 사랑 고백을 거부한 윌리엄은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애나를 만나기 위해 리츠호텔로 찾아가는데, 이때 윌리엄에게 애나가 이번에는 ‘포카혼타스’라는 만화 주인공 이름을 썼으며 투숙하긴 했는데 1시간 전에 퇴실했고, 출국 전 ‘사보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결정적 제보를 해줍니다.
이렇듯 영화에서는 전체 영화상 딱 2~3번만 나오며 결정적 순간에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는 등장인물, 즉 조력자가 존재합니다. 물론 그 조력자가 주인공이 사는, 또는 살아가는 공간 속에 자연스럽게 배치되어야 함은 당연합니다.
극 중 애나 스콧은 미국에 사는 할리우드 스타인 관계로 영화 홍보나 촬영차 영국에 오면 당연히 호텔에 머무는바, 호텔 대표 전화를 받는 프런트 직원으로서의 그의 역할은 딱 적당하고 맞아 보입니다.
물론 호텔 대표 전화를 프런트 직원이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설정은 윌리엄이 해당 호텔에 처음 전화를 걸 때, 장면 전환으로 프런트에서 전화를 받는 해당 직원을 보여줌으로 이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이미 말씀드렸고 이러한 전형이 <노팅힐>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이미 간단히 말씀드렸습니다. 자 그럼 이러한 전형을 상기하시며 좀 더 구체적으로 줄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면 해당 영화는 시각적 오프닝으로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세계적 스타 애나의 화려한 모습을 시각적으로 함축해서 보여줍니다. 심지어 영화 제목인 ‘노팅힐’ 타이틀도 해당 오프닝 내에‘만’ 존재하며 남자 주인공인 윌리엄은 이런 세계적 스타 애나의 모습이 다 끝난 후 등장합니다.
영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 두 주인공이 사는 세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설정입니다. 관련 포털 동영상 링크 걸어 드리겠습니다. 처음 10분은 무료 관람할 수 있으니 보시면 한눈에 파악되실 겁니다.
그리고 물론 대중 상업 영화이므로 이런 느낌을 남자 주인공 윌리엄의 내레이션으로 친절하게 관객에게 각인시켜줍니다. 영화 오프닝이 끝나면 상대적으로 초라한 윌리엄의 사생활이 펼쳐지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당연히 애나의 영화도 봤고 멋진 여자라는 생각도 늘 했지만 우리가 속한 세상은 너무나 달랐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영화는 윌리엄이 런던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동네인 ‘노팅힐’에 많은 친구를 이웃으로 살고 있으며 괴짜 친구인 ‘스파이크’와 동거하고 있고, 겨우 유지되는 여행 전문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정이 바로 놓입니다.
또한, 그러한 설정이 끝나자마자 두 주인공은 윌리엄의 서점에서 바로 조우합니다. 그리고 이후 둘은 우연인지 운명인지 길가에서 서로 부딪혀 애나의 옷은 커피로 더럽혀지게 되고 애나는 윌리엄의 집에서 옷을 갈아 있습니다. 여기서 기적이 일어나는데요. 윌리엄의 집을 떠나자마자 바로 놓고 간 비닐백을 찾으러 온 애나는 윌리엄의 입술에 오랫동안 뽀뽀를 해주고 마침 집에 온 눈치 없는 룸메이트 스파이크를 피해 바로 가버립니다.
윌리엄의 말처럼 ‘가끔가다 자신한테 이야기하겠지만 자신도 안 믿을 일이 생긴 건데요.’ 그렇게 떠나간 애나의 전화를 스파이크가 겨우 만화 영화 주인공 ‘프린스톤’을 기억해 내 윌리엄은 애나와 통화할 수 있었고 애나를 드디어 만나러 가게 됩니다.
물론 첫 약속의 만남조차 스타인 애나 때문에 순탄치 않습니다. 기자회견이 예정보다 길어져 윌리엄은 ‘승마와 애견’ 기자를 가장해 만도 안되는 애나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 덕에 둘은 데이트를 할 수 있게 되고 그 데이트는 마침 윌리엄 동생의 생일이라 온 친구들과 함께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조금만 유심히 관찰하면 애나가 윌리엄을 생각보다 좋아하고 있으며 그와 만남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지 벌써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애나가 정말로 윌리엄에게 첫눈에 반해 좋아하지 않았다면 첫 뽀뽀도, 그리고 자신이 한 번에 노출될 윌리엄 동생 생일의 초대에도 응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연애는 상대방의 행동으로 상대방의 구체적인 마음을 듣지 않고도 한 번에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둘은 생일 파티가 끝난 후 본격적인 데이트를 합니다. 눈치 없는 윌리엄 대신 애나가 데이트를 주도하는데요. 여기서도 애나는 윌리엄에게 처음으로 제대로 첫 키스를 하며 자신이 찾고 있는 사랑이 어떠한 형상인지, 정원 의자에 쓰인 글을 통해 윌리엄에게 말해 줍니다.
“이 정원을 사랑한 준에게. 늘 준과 함께 한 조셉으로부터”
‘늘’.. ‘함께’.. ‘한’..
“어떤 이들은 평생을 함께하죠.”
‘평생’
그리고 영상은 이 의자에 새겨진 글자를 다시 한번 보여주며 애나는 그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깁니다. 그리고 눈치 없이 뒷걸음치는 윌리엄에게 애나는 단호히 말합니다.
“함께 앉아요”
이렇게 했는데 모른다면 그건 정말 바보죠. 그런데 사람들은, 특히나 성별이 남자인 사람들은 사실 생각보다 바보입니다.
자 이렇게 애나의 주도로 순조롭게 보였던 둘의 연애는 당연히 중간점을 기점으로 위기에 봉착합니다. 호텔 앞에서 애나가 ‘5분 있다 들어오라’라며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윌리엄이 애나의 방으로 갔는데, 애나의 방에서 애나의 ‘공식적인’ 애인이 있었고 윌리엄은 자신을 ‘룸서비스’로 소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놀랍게도 애나는 ‘공식적으로는’ 환승 중이었고 그렇게 헤어진 두 사람은 당연히 만나지 못합니다. 절친인 벨라와 맥스 부부가 윌리엄에게 소개팅을 시켜주며 정말 좋은 사람까지 만났지만, 윌리엄은 당연히 사랑하는 애나 때문에 잊지 못하고 혼자 지냅니다. 그러다 염치없지만, 과거 무명 시절 자신도 모르게 촬영되었던 영상이 포르노처럼 공개되자 애나는 윌리엄을 불쑥 찾아와 같이 지내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 행복한 연애가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 동거남 스파이크가 술집에서 사람들에게 애나가 자신의 집에 숨어있다고 떠벌리고 그렇지 않아도 포르노처럼 공개된 영상 때문에 애나를 찾아 헤매던 하이에나 같은 언론은 벌 때처럼 윌리엄 집 앞으로 몰려듭니다.
이에 ‘현실 자각 타임’에 빠진 애나는 죄 없는 윌리엄에게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퍼붓고 사라집니다.
“어딜 가나 이럴걸요? 잘했어요, 그 여배우랑 잤죠?”
그리고 이야기는 해결로 전환되면 두 사람의 만남은 정말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과연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역시나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럼 예고편 보시겠습니다.
다운로드 받을 곳 안내해 드립니다. 구매 5000원, 대여 1200원입니다. 대여 기간은 2일입니다. 구매는 이용 시작 후 5년이나 구매 후 7일 이내 이용 시작하셔야 하며 재생 가능 기간은 다운로드 후 제한이 없습니다. 단 저작권 보호 장치 적용으로 다운받은 PC에서 전용 플레이어로만 감상 가능하며, 외부 기기로 이동하여 감상 불가능합니다. 지원기기는 PC 2대와 스마트폰 3대 입니다. 유의하시길.
오늘의 사랑 이야기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연인들의 주변에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로 할까 합니다. 실제로 사랑을 할 때 사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한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더구나 극 중 애나와 윌리엄처럼 서로 간 사는 세계가 다르고 만나는 방식 자체가 다른 사이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심지어 극 중에서 윌리엄은 애나의 전화번호조차 모르며, 찾아보면 애나의 미국 거처 정도는 알 수 있겠지만 사는 나라가 다르니 그럴 생각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애나가 범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라는 것으로 위안 삼을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든 그이지만 다행히 윌리엄의 주변에는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사랑하고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고 또다시 사랑하기 위해서 윌리엄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 자신도 주변 친구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때로는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합니다.
나에게는 그런 친구가 있나요? 아니면 나는 친구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준 적은 있나요? 혹은 그런 친구가 있었다면 실연의 아픔을 받아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은 하셨나요? 아니면 대신 받아준 성이 다른 사람 친구에게 혹시 내가 상처를 준 적은 없을까요?
<노팅힐>은 로맨틱 코미디라 대리 만족을 통해 우리는 주인공들과 더불어 행복한 결론을 맞았지만, 현실에서의 연애는 사실 녹록지 않고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친구에게 오늘 감사를 표해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아니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자신에게 오늘 하루 스스로 대견하다고 칭찬해주는 것은 어떻습니까?
시간이 되신다면 나는 어떠한 경험을 했는지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보셨으면 합니다. 또한,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나는 어떠한 존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과거 자신의 경험과 더불어 충분히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변의 말 한마디는 여러분과 제 경험상 사람의 인생을, 운명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놀라운 전환점이 되기도 하니까요. 여러분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운명’입니까?
아 참! 이 영화는 12세 관람가로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선생님이라면 같이 관람하면서 사랑의 본질과 주변의 친구들에 관해 같이 토론하고 사색 수 있는 좋은 교재이기도 합니다. 참고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유튜브에 누군가 올려 놓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 링크겁니다. 반드시 영화를 본 분들만 초심을 되찾고 싶을 때 봐주세요. 위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영화를 안 보신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