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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소녀가 실종됐다. 아니 죽은 것 같다. 부모는, 특히나 엄마는 오열한다. 도저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 경찰과 같이 취조?에 나선 엄마는 이내 자신의 자식에게 모진 말을 해 자살하도록 만든 것으로 추정'만' 되는 딸의 친구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화풀이를 한다. 그리고 이 소문은 이내 퍼져 많은 이들이 암묵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그녀를 마녀사냥한다. 

  김의석 감독의 <죄많은 소녀>! 불안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의 자아는 다섯가지 자기 방어 본능을 갖는다고 프로이트는 주장했는데 이 영화는 그 중 투사(Projection)의 전형을 놀랍도록 뛰어나게 보여준다.


투사 : 자신의 문제를 타인의 탓으로 돌려 신경성 '도덕적 불안'을 방어하는 것을 투사라고 한다. 


  극 중 죽은 친구는 사실 여주와 상관없이 죽은 것이다. 그리고 여주는 그녀에게 어찌보면 세상에서 가장 고마워할 대상일 것이다. 죽은 친구는 그녀에게 마지막 키스?를 했다. 그것만 봐도 사실은 세상 그 무엇보다 여주가 그녀에게 소중한 존재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아마도 죽은 친구의 엄마는 그녀의 죽음에 일조했을 것이다. 많은 부분. 그것이 아니더라도 방조했던 것이다. 본의아니게. 어찌보면 미필적 고의로. 그래서 친구의 엄마는 자신의 딸이 전적으로?, 100%? 자신이 아닌 누군가 때문에 자신의 딸이 죽었다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야 자신의 삶을 지탱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건 어찌보면 죽은 친구의 엄마뿐만 아니라 극중에서 등장하는 많은 이들이 그렇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이러한 분류를 크게 네 분류로 나뉘어 전개하고 있으며 그러한 전개에 있어 한국 독립 장편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등장인물들의 명확한 캐릭터는 정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추천한다. 특히나 사립 학교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앞뒤 사실 모르고 '폭력적' 정의 실천에 바쁘신 분들, 그리고 세상에 부모는 있으나 부모 같지 않은 부모 밑에서 살아야 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권한다. 내게 하는 다짐이지만 우리나 그러지말자. 정신 못 차리면 똑같은 인간되고 똑같은 짓을 하며 똑같이 사는 거야. 정신차리며 살자. 나 스스로에게도 다시 다짐한다. 예고편 첨부합니다.


극 중에서 엄마는 말한다. "니가 그렇게 경민이 만든거야."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아니 당신이 그렇게 만든거야. 엄마라는 이름으로!" 내 자식에게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하지 않기를 다짐하고 다짐한다. 

두 분의 연기에 특히 찬사를 보내고 싶다.

죄 많은 소녀

극중에서 자살한 친구의 엄마 역, 배우 서영화.


죄 많은 소녀

주인공이고 자살한 친구가 사랑했던 영희 역의 전여빈. 특히나 전여빈의 연기는 극 중에서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다음 영화는 전여빈의 연기를 보기 위해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18년 9월 13일 신촌아트레온CGV에서 봤습니다. 

*영화 보기 직전 유의 사항 : 주인공, 죽은 아이, 주인공 친구 세명이 혹시나 헷갈릴 수 있다. 봐왔던 배우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헷갈리기 싫으면 배우들 얼굴 숙지하고 보러가는 것도 좋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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