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CGV신촌아트레온에서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보고 왔다. 그리고 감히 짧은 리뷰를 남긴다.

  일단 난 국뽕주의자이며 광복 서훈을 받은 후손과 소개팅 후 그 이야기만 듣고 바로 다음 날 결혼하자고 한 전형적인 우파를 지향하는 성격임을 밝힌다! (우파로 가장한 친일파들은 꺼져라!) 

  그래서 이 영화 안 보려고 했다. 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울 것 같아서. 10점 도배한 영화 알바들 때문에 짜증나서 시작한 블로그인데 똑같은 짓을 할 수도 있으니.

  하지만 누군가는 솔직한 영화 리뷰를 해야하고 그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블로그의 성격상 내가 맞겠지. 라는 생각이 들자 이번 주 처음으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작은 주인님들 봄방학이라 사실 이번 주에는 영화관 가기가 몹시나 힘들었거든. 그런데..

  이 영화, 내가 생각했던 영화와는 많이 달랐다. 이 영화는 3.1 운동이나 이후 이어진 만세 운동이 중심인 영화가 아니라 이후 (아우내 장날 만세 운동 후) 옥에 갇히신 유관순 열사의 삶을 담고 있는데 (물론 회상으로 아우내 장날 만세 운동 직전과 당일도 담고 있다) 그런 3.1 운동 이후 1년까지의 삶이 이 영화의 주된 배경으로 모진 고문은 당연한 거고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는 유관순과 그녀들이 어떻게 그 1년간 생존했는지 생생한 모습들이다. 

 처음 서대문 형무소 8호실의 문이 열릴 때 아마도 당신은 나처럼 놀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같이 서서 원을 그리며 회전하는 이유를 알았을 때 다시 한 번 놀랄 것이다. 그래 나라를 뺏긴 우리의 선조들은 그렇게 살았다! 

  유관순은 1902년 태어나 1920년까지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가셨다. 손으로 하나하나 직접 몇 번을 세어보니 만 18세 때 돌아가셨으며 그렇다면 17세 때 만세 운동을 하셨다. 한국 나이로 18세 겠지. 당시 이화 학당 고등과 1년생. 개신교도고 영화 속에서 만세 운동 날 부모님 두 분이 왜경에 돌아가신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흐느껴 울었고 18살 소녀가 가졌을 기개와 울분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더구나 잠깐 찾아 본 자료 중에 설왕설래 말이 많던데 (뭐 더 말이 많아지면 유관순이 친일 했거나 빨갱이라고 하겠어! 친일파들의 선동으로 유관순이 과대 평가 됐다고 하는데까지는 갔더라!) 모두가 공통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이러하다.


1.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를 불렀다!

2. 이 날 부모가 왜경에 죽임을 당하고 이 날 만세 운동에 참여한 일로 오빠와 같이 투옥됐다.

3. 일제에 의한 재판을 거부했다.

4. 심지어 옥중에서도 만세를 불렀다! 

5. 그로 인해 모진 고문(방광 파열로 추정된다)으로 타살당한다!

6. 지금은 시체조차 찾을 수 없다.

7. 오빠는 광복 운동을 계속한다. 즉 온 가족이 나라의 광복을 위해 싸운 집안이다! 


  그런데 친일파들에 의해 과대 평가 됐다는 인간들에게 화가 난다. 친일파들에 의해 과대? 평가되었을 때 내 보기에 문제는 과대 평가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들에 의해서 평가된 것이 아닌 것 자체에 화가 난 것 같을 뿐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친일파 조차도 유관순 찬양할 때 당신들은 뭐했냐? 나처럼 창피해서 가만이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열거한 1-7번까지의 팩트들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그녀의 집안은 (미국식으로 얘기하면) 로열 패밀리다! 황족?의 대우를 받아야할 집안 자체를 놓고 과대? 이런 불경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난 정말 짜증난다. 

  참 영화적인 이야기. 유열사님이 다시 만세 운동을 이번에는 옥중에서 하기 위해 정확한 날짜를 파악하고 싶어해 교도소 내에서 일하기를 자처한다. 그때 수레 끄는 중년 아저씨하고 이야기를 좀 하는데 '속삭여야 하지 않을까?' 너무 크게 이야기한다. 8호실 안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해도 무난하지만 밖에서 너무 크게 이야기한다. 영화적 리얼리티에 조금만 신경 써 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그외 전형적인 영화적 또는 가부장적 패턴이 보이나 이는 사실인지, 극화된 부분인지 내 몰라 (이는 역사학자들의 영역인 것 같다) 언급을 자제한다. 그래도 생각보다 잘 만들어진 영화이며 나는 중, 고등학생 단체 관람으로 이 영화를 전국의 교육청 관계자, 교장/교감/선생님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런 영화가 그 당시 또래의 단체 관람 영화가 아니면 어떤 영화가 단체 관람 영화가 될 수 있겠는가? 예고편 첨부한다!

  2019년 2월 28일 신촌아트레온CGV에서 영화를 보고 3월 1일 리뷰를 쓴다. 그녀에게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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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점 조작 알바들 때문에 짜증나서 내 돈 내고 직접 쓰는 솔직한 영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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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생각 없이 며칠 전에 용산CGV 놀러갔다가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처음에 뭐지? 하다가 천천히 다가갔다.


3.1 만세 운동 이후 1년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항거. 유관순 이야기> 맙소사. 드디어 관순 누나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 거야?


포탈 찾아보니 2월 27일 개봉이다.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 보면 어리고 어린 나이에 나같은 어른들이 나라를 팔아 먹어 그 어린 나이의 소녀들이 당했을 짓에 미안하고 지금도 친일의 후손들이 떵떵 거리고 살아 미안하고 지금도 왜 왕의 생일과 그의 군대 생일을 이 땅에서 공포하며 한다는 게 미안하고 거기에 버젓히 참석하는 한국 정치인들을 살려두기는 커녕, 어쩔 수 없는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
나는 이 영화가 어린 유관순의 맘을 잘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말모이처럼 계몽 영화이지만 재밌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도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 선열들에게 경외와 찬사를 온 몸 바쳐 표한다. 감사하고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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