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제목의 영화를 보았다. <벌새>. 줄거리는 중삐리의 성장기인데, 이 중삐리 집에서 막내다. 하지만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하고 오빠에겐 맞고 자란다. 그래 되지도 않는 사랑을 갈구하기도 한다. 친누나도 하나 있는데 동생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남자 친구를 방에 데리고 와 자주 잘 정도니. 친한 친구도 있지만 뭐 딱히.. 같이 문방구에 물건도 홈치는 게 취미 생활이고.. 그 시대를 표현하려고 했지만 그 시대 대학생이었던 나에게는 그 시대 대학생도 쌍팔년도처럼 그려져 있더라. 많이 혼란스러웠던 영화다. 하지만 81년 출신인 김보라 감독에게 지금 정권을 잡은 486이나 우리 X세대나 다 똑같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벌새>!

  이 영화가 특이한 점은 전형적이지 않은 중삐리 여주의 관점에서 세상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포스터에 있는 대로 1994년 가장 보편적인 은희(여주)는 아니다. 일반적인 애가 여주 같을리는 없고 반에서 좀 놀아야 여주 정도 되지. 이 영화 또 재밌는 것이 여주가 사귀는 남자 애가 의사 아들?인데 엄마가 전형적인 시어머니 포멧 멘트를 치며 데리고 가기도 한다. (순간 사랑과 전쟁 1990년대 중삐리 버전인 줄 알았다. 색 달랐다^^*)아 정말! 모 포털의 카피는 무시해라. 보편적이지도 찬란하지도 않은 그냥 1994년 색다른 중삐리 이야기다.

  난 이런 스타일로 삶을 산 가족에 속한 대학 동기들을 몇 보았다. 대치동 같은데 94년도 그 당시에 살았던.. 부모님 같이 장사하시고.. 도덕심은 제로에, 항상 돈이 없다던.. 알고 보니 대치동과 같은 강남에 그 당시 아파트 2채 준비하시고 자식들 3씩 키우느라 그 집 자식들은 항상 돈이 없어서 나 같은 동기에게 통학 버스비도 달라고 했지. 이제 50전후가 되자 그런 집 자식들은 수십 억 자산가의 집안이 되었다. 

 맞고 산 거 여주 뿐만아니라 뭐 나 자랄 때 선생님에게 맞고 부모에게 맞고 선배에게 맞고, 나도 그렇게 자란 세대이기에 극 중 대학생 선생이 맞고 살지 말라는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하나 (난 95년도에 우리 과 선배를 고소해 과내 관례화된 집단 구타를 없앴다) 지극히 여주 관점인 이 영화는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X세대의 삶은 산? 개인주의적인 영화다. 역시나 이런 스타일은 베를린.. 영화제. 역시나 찾아보니 베를린 국제 영화제다.

  뭔 소리냐? 극 중 여주 자신을 찬 남자애에게 가기 위해 자신을 좋아하는 후배 여, 앞에서 말도 안되는 행동을 했지만 웃긴 건 결국엔 여주가 피해자처럼 느껴지게 그려져 있다. 따라서 이건 성의 문제가 아닌 감독이 주인공을 그리는 방식이 그러하는 것이다. 

  물론 난 이 영화 추천. 이런 스타일의 연출 드로잉으로 그려진 장편 영화, 정말 보기 힘들다. 그것도 중삐리의 관점에서 그려진. 이런 스타일의 영화 다신 볼 수 있을까?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관객에게 정말 보석 같은 영화다. 예고편 첨부한다.

  그리고 아 또 중삐리 영화인데 15세 이상 관람가다! 우리 등급 위원들은 참.. 그래. 초삐리 영화도 중삐리 영화도 고삐리 영화도, 다 해당 대상들이 못 보게 등급 매긴다. 왜 그러는 거야? 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아 정말 너무하지 않나요. 이런 환경에서 한국 영화 살아남는 것이 용합니다. 가슴 쪼매 많이 아픕니다. 된장할! 

  2019년 9월 2일 신촌아트레온CGV에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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