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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2!

아베 야로의 만화 심야식당을 원작으로 하는

2009년 드라마화 됐고, 2015년 극장판이 나온. 이후 2017년 심야식당2가 개봉한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일본에서 만든 드라마 시리즈를 다운 받아 본 작품.

잔잔한 감동이 시나브로 인상 깊다.

이번 심야식당2는 2015년 심야식당 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깔끔해진 느낌이랄까?

확인은 추천하는 작품이니 영화관에서 하시길 기원한다.

이번 화에서 가장 주목이 가는 것은

도덕적 죄인을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다.

물론 그 죄인의 ‘도덕적 죄’가 우리에게 행한 것은 아니다.

너무 얘기하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말은 삼가도록 하겠다.

얘기가 목에서 넘어오려고 심하게 꿈틀되지만

그게 이번 심야식당2의 작품성에

굉장히 큰 모티브로 작용하기 때문에 참고 또 참겠다.

잔잔한 감동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추천한다.

———— 이 후 글은 스포일러 있으니 영화 보실 분 읽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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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인가? 개인 작업실에서 뭔가 하고 있는 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통이 왔다.

전화 : (말투가 좀 조선족 같다) 000씨죠?

나 : 예!

전화 : 부인이 000씨 맞으시죠?

나 : 예.

전화 : 지금 부인이 납치됐습니다!

(동시에 전화기 너머로 살려달라는 여자의 목소리 들린다)

나 : (아주 큰 목소리로) 예?!

전화 : (더 커지는 살라달라는 여자의 목소리와 함께)

        지금 부인이 납치됐다구요!

나 : (더 큰 목소리로) 예???!!!!

전화 :  (살려달라는 여자의 울부짖음이 들리며)

          지금 당신 부인이 납치됐다니까!

나 : (있는 힘껏 다해 큰 목소리로) 예?????????!!!!!!!!!!!!!!!!!!!!!

내 입장. (속으로) 아니 다른 말을 해야 할 거 아니냐고?

            납치했는데 뭐 어쩌라고? 이 조선족아!

전화 : 아니 000씨 아니예요? 부인이 000씨 맞구요!

나 : (여전히 큰소리로) 예!!!!

전화 : 지금 당신 부인이 납치 됐다구!!

        (전화기 너머로 살려달라는 엉엉 우는 소리가 여전히 들린다!)

나 : (나도 여전히 매우 큰 소리로) 예??????????!!!!!!!!!!!!!!

전화 : 이 사람이 진짜! 지금 당신! 부인이! 납/ 끊어! 끊어! !(딸칵)

전화를 끊어지고. 나는 낄낄대며 나 하던 일을 했다.

그런데..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 할머니는 그러지 못했다.

직장 상사인지 동료인지 하는 사람이 아들에 관해 전화를 하자

처음 본 사람인 그 사람에게 할머니는 거액을 준다.

그건 사실 어릴 적 다른 남자와 눈 맞아 버리곤 간 아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사실 이 할머니 수십 년 간 아들을 보지 못했을 뿐더러

아들의 연락처 조차 모른다.

사실 전혀 동정심이 가지 않는 할머니다.

남자하고 눈 맞아 지 아들 버리고 간 여자.

그 여자가 도망가는 그 날,

아들이 낌새를 챘는지 같이 가겠다고 하자

그 여자 자신의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너는 남자잖니!”

난 거기서 이 할머니의 과거가 어땠는지 정리가 다 되었다.

그게 아들에게 할 얘기냐? 전혀 동정심이 안갔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확히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그녀에게 최소한의 선물까지 선사한다.

동정 조차 사치인 그녀는 멀리서나마

한 가정의 가장으로 성장한 아들과 그의 부인, 아들의 아들을

멀리서 바라만 본다. 그런데/물론, 짠하다.

그게 어쩌면 해당 영화의 가장 큰 메리트인지도 모르겠다.

끝.

 


2017-06-10 14: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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