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잃은 슬픔을 어떻게 형용할 수 있을까? 나도 자식이 있지만 자식이 어릴 때, 말을 아직 못했을 때, 몸이 아프면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한 적이 많다. 그리고 애를 낳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애 입에 맛있는 거 넣어주는 것이 내가 맛있는 거 먹는 것 보다 훨씬 더 배부르다는 진리에 이제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런데 그 자식을 거대한 고래에게 뺐겼으니.. 

  이 영화 <빅 피쉬>는 고래 배 속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딸 미카를 찾기 위한 엄마 요나의 생존기.. 이다. 왜 생존기.. 라고 하냐하면 딸을 구하는 것이 엄마 요나의 유일한 삶의 목적, '생존'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많은 은유와 상징으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언급없이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선사한다. 직접 보시겠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여러분은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짠함이 가슴 속에 자리잡아 있음을 느낀다. 영화는 다른 예술과 좀 다른 것이 영화 관람 메커니즘에 의한 1, 2차 동일시로 관객을 타자화시키는데, 이러한 타자화는 우리에게 주인공 엄마 요나의 직접적인 감정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이는 누구나 한 번쯤 극장에 가봤을테니 간단히 설명 드리면 영화가 시작되면 불이 꺼지고 한 자리에 앉아 오로지 영화에 집중하게 되는데

1차 동일시 : 우리의 눈은 카메라에 찍혀 편집 된 화면만 볼 수 있다. 즉 우리의 눈과 카메라가 1차적으로, 기계적으로 동일시되며 이때 카메라 양 옆에 우리의 귀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2차 동일시 :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극 중 인물들에게 수시로 동일시된다.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1, 2차 동일시를 통해 영화를 보면서 관객은 현실을 잠시 잊고 영화에 빠져들게 된다. 이러한 빠져듬의 경험! 누구나 한 번 쯤 해 보셨을 것이다. 영화는 이렇게 관람 기간 동안 관객을 자신에게서 타자화시켜 버리지만 사실상 전지적인 '신'적 영역으로 관객을 이끄는 영화의 타자화는 영화가 탄생과 더불어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에게 가장 사랑 받는 예술로 자리매김하게 기능했다. 자 그럼,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그런 경험이 누구나 한 번 쯤 계실테니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가장 기억해 남는, 가장 좋았던, 가장 뜻 깊었던 영화를 회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며 이상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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